의료용 대마 법개정운동 소회 – 1

<한국의료대마운동본부 창립총회 2017년 6월 29일>

 

의료용 대마 법개정운동 소회 – 1

강성석 목사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 대표)

 

전국귀농운동본부(1996)

호주제폐지운동본부(1999)

 

에 이어 한국 3대 운동본부에 ‘한국의료대마운동본부’가 선정이 되었다는 농담을 종종 하곤 한다.

 

운동본부는 2017년 6월 29일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513일의 법개정운동을 통해 2018년 11월 23일 제364회 제12차 국회 본회의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찬성 205표, 반대 1표, 기권 15표 92.76%의 지지로 통과시킨 시민단체이다.

 

운동본부 이전에 한국에서 대마란 연예인 마약, 재벌 3세의 일탈 등으로 여겨졌었다. 운동본부는 사회적 인식, 국민정서를 법개정운동을 통해 변화시키고자 목적사업을 진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운동본부는 전쟁없는세상이 제공하는 비폭력 트레이닝 중 ‘캠페인 전략’을 발기인 모집, 창립총회에서부터 적용시켰다.

 

‘캠페인 전략이란 특정 캠페인이 승리할 때까지 어떤 어떤 단계들을 거치게 되는지 방향을 정리한 행동계획(우리의 비전이 무엇인가? 그 비전으로 가는 길에서 측정가능하고 성취가능한 증간단계의 목표는 무엇인가?)을 말합니다.

이 트레이닝에서는 Movement Action Plan(MAP)과 같은 사회운동 분석 툴을 소개하고 이 툴을 활용해 특정한 운동/캠페인 상황에 적용해 봅니다. 누가 권력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힘을 기를 수 있는지를 살펴 봅니다.

 

또한 전략적으로 단계들을 잘 만들고 실천했던, 집단적인 힘을 잘 조직했던, 정치적 지렛대를 잘 활용해서 성공적인 캠페인을 만들어갔던 사회운동 사례분석을 통해 운동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왜 중요한가. 우리가 가진 최소한의 자원으로 어떻게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낼 것인가. 사회운동이 흔히 맞닥뜨리는 운동의 장애물(내분, 절망, 번아웃 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등을 살펴볼 것입니다’

– 전쟁없는 세상 홈페이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운동본부는 창립총회에서 운동의설계도(Movement Action Plan, MAP) 트레이닝을 통해 5년 안에 국회에 ‘의료용 대마법’을 발의 시키는 것을 목표로 토론을 통해 타임라인을 만들고 공유하였다. 그리고 5년이 아닌 513일만에 ‘의료용 대마법’을 발의에서부터 법개정까지 쟁취한 것이다.

시민단체 대표의 입장에서 한국 시민사회운동에서 왜 운동의설계도(MAP)가 꼭 필요한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운동의설계도는 사회운동 및 캠페인을 단계와 활동가의 유형에 따라 방향, 전략, 전술을 만들어내는 툴이다. ‘의료용 대마’의 경우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없었던 개념이기에 많은 이들의 이해와 단체의 활동방향을 정해야만 했다.

 

운동의설계도는 1단계 : 일상적인 활동, 2단계 기존 절차의 실패 보여주기, 3단계 : 조건 성숙, 4단계 : 활동 착수, 5단계 : 실패의 자각, 6단계 : 다수의 마음 얻기, 7단계 : 성공, 8단계: 성공의 강화, 다른 투쟁으로 이동 이렇게 8단계로 사회운동을 설명한다.

 

1단계 : 일상적인 활동

운동본부는 의료인 대마 처방이 필요한 환자, 환자가족, 의료인, 지지자, 관계자 등을 발기인을 모집하였다. 나 또한 이주노동자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던 중 디스크 파열을 당한 환자였다. 오피오이드, 벤조디아제핀계 등의 마약성진통제를 처방받던 통증환자들과 뇌전증 아이를 둔 환자가족 등의 ‘의료용 대마’에 대한 요청이 있었음에도 기존의 환자단체, 보건사회단체, 협회, 인권단체, 정부, 국회 등에서는 엄숙주의, 행정편의주의, 부처이기주의 등으로 관련된 논의가 전무했었다.

 

2단계 : 기존 절차의 실패 보여주기

발기인 모집에 이어 창립총회를 하는 것만으로도 기존의 제도가 문제가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었다. 운동본부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해외 대마합법화 시민단체 활동, 해외 전문가들의 캠페인과 연구를 중점적으로 파고 들었다. 그리고 ‘의료용 대마 기초 자료집’을 만들어 배포를 시작하였다.

 

3단계 : 조건성숙

2017년 하반기 진보언론과 케이블뉴스에서 하나, 둘씩 의료용 대마 처방이 필요한 환자, 환자가족의 사연이 보도되기 시작하였다. 운동본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는 그동안 한국언론이 전혀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의료에 대한 내용이었음에도 사회부, 정치부, 문화부에서 운동본부에 취재, 인터뷰를 요청하기 시작하였다.

2017년 10월 20일 ‘의료용 대마초, 왜 합법화해야하는가?’(생각비행) 출간기념 북콘서트를 통해 ‘의료용 대마’에 관심이 있어 하는 시민들의 회원가입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4단계 : 활동 착수

2017년 11월 1일 국회 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에서 운동본부에 의료용 대마 자료를 요청하였다. 국회에서 입법타당성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의료용 대마법’을 발의하겠다고 나선 국회의원은 등장하지 않고 있었다.

의료용 대마로 인해 사법기관에서 강압적인 모발채취, 소변검사를 비롯한 폭력을 당한 환자, 환자가족의 사연들이 운동본부에 접수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언론이 얼굴이 드러난 환자, 환자가족의 취재요청을 하였으나 낙인으로 인해 익명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마침내 2017년 12월 25일 한겨레신문에 ‘시한부 아들 치료위해 대마 샀다가 마약밀수범 된 엄마’ 기사가 나가고 한 주뒤 국회에서 발의하겠다는 의원실에서 연락이 왔다.

 

 

2부에서 계속

By | 2023-08-03T09:34:26+00:00 5월 14th, 2020|아카이브|의료용 대마 법개정운동 소회 – 1에 댓글 닫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