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대마 법개정운동 소회 – 2

 

의료용 대마 법개정운동 소회 – 2

 

강성석 목사(한국의료대마운동본부 대표)

 

 

5단계 : 실패의 자각

2018년 1월 5일, 더불어민주당의 신창현 의원을 비롯한 11명의 국회의원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되기까지는 8개월이 걸렸다. 대표 발의한 의원실이 보건복지위가 아닌 타 상임위 인데다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의원실에서 의료용 대마 이슈에 숟가락만 올린 것임을 확인하였다. 사실 2017년 12월에 운동본부는 의료용 대마에 적극적이었던 다른 의원실과 법안내용을 조율중이었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입법 타당성 검토와 국회 법제실에 입안의뢰가 이미 들어간 상황이었다. 신창현 의원실의 법안 가로채기와 이후 일관된 무관심으로 환자, 환자가족의 속은 타들어갔다. 국회 정론관의 기자회견, 정책토론회를 열어달리는 요청에도 지금은 곤란하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식이었다. 운동본부는 다시 4단계로 돌아가 국회 밖에서의 직접행동을 준비하였다. 2018년 4월 20일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위한 시민행진’은 이렇게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6단계 : 다수의 마음 얻기

운동본부 이전에 2005년 문화예술인의 기자회견과 헌법소원(2005헌바46)이 있었지만 대마 합법화 의제를 가지고 진행된 시민행진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당사를 방문하여 법안 통과 촉구서한을 전달하였다.

 

그리고 환자, 환자가족의 직접적인 인터뷰와 사연이 신문기사와 방송을 통해 시민들에게 전해지기 시작하였다.

2018년 5월 10일 MBC 실화탐사대 ‘엄마는 왜 마약밀수를 했나’

2018년 7월 6일 YTN 국민신문고 ‘마약이냐 치료제냐, 경계에 선 의료용 대마’

결정적인 것은 연이어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다룬 것이었다. 이 후 수 백건의 언론기사가 재생산 되었다. 이렇게 하여 법안발의 후 8개월 만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이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2018년 9월 10일에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여, 야 가릴 것 없이 약사출신 국회의원 3명의 결사반대로 인해 법안이 폐기될 위기에 빠졌다. 결국 법안심사 위원장이 ‘의료용 대마법’을 법사위로 올릴지 말지를 다음 날(11일)로 미루게 되었다. 운동본부는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핸드폰 번호를 입수하여 9월 10일 날 밤부터 아침까지 수백건의 연락, 문자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환자, 환자가족의 직접행동으로 인해 9월 11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가 되어 법사위에 회부가 되었다.

 

7단계 : 성공

운동본부는 본회의로 가기전 마지막 허들인 법제사법위원회 통과를 위해 법사위원장을 비롯하여 법사위 의원을 일일이 면담을 하였다. 또한 여, 야당 원내대표실을 통해 이 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결국 두 달 뒤 2018년 11월 13일, 법사위에서 원안을 수정하여 본회의로 ‘의료용 대마법’을 올리기로 하였다. 하지만 회기에 따라 열려야 하는 본회의가 여, 야당의 힘겨루기로 인해 파행되거나 뒤로 미뤄지기 시작하였다. 하루라도 빨리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다시 한번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로 하였다.

결국 두 번의 파행 이후 2018년 11월 23일 제 364회 제 12차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205표, 반대 1표, 기권 15표 92.76%의 찬성으로 ‘의료용 대마법’이 통과가 되었다. 여, 야 원내대표를 통해 합의한 민생법안에 들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로써 창립총회에서 운동의설계도 트레이닝을 통해 5년안에 ‘의료용 대마법’을 발의 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던 것이 513일만에 법개정까지 쟁취를 한 것이다.

 

8단계 성공의 강화, 다른 투쟁으로 이동

국회에서 개정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2018년 12월 11에 공포번호 15939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정부에서 공포가 되었다. 이제 정부 주무부처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들어야만 했다. 운동본부의 법개정운동은 성공하였다. 하지만 정부의 시행령, 시행규칙이 환자, 환자가족을 배신할 줄은 운동본부 구성원 중에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운동의설계도 트레이닝, 운영위원회 회의, 전문가들의 자문 등에서도 나오지 않은 전혀 다른 차원의 뒷통수였다. 정부 식약처는 국회에서 개정된 모법을 매우 한정하여 특정 외국회사에서 만들어진 ‘대마성분 의약품’만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한 군데서만 처방받을 수 있도록 시행령, 시행규칙을 만들었다. 운동본부가 빠르게 시행령, 시행규칙 입법예고에 의견 제출을 하고 청와대 청원에 들어갔지만 결국 정부는 환자, 환자가족을 무시한 시행령, 시행규칙을 공포하였다. 결국 반의 반의 반쪽 뿐인 법시행이 2019년 3월 12일부터 시작되었다. 법개정운동은 성공하였지만 시행령, 시행규칙 재개정운동으로 어쩔수 없이 넘어가게 된 것이다. ‘승리보고대회’를 통해 우리의 성공을 인정하고 축하는 하였지만 정부, 공무원들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제 시행령, 시행규칙 재개정 운동을 시작한지 532일이 지났다. 법개정운동보다 더 시간이 지나간 것이다. 환자, 환자가족, 국회의원 뿐 만 아니라 정부, 공무원,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운동본부의 많은 구성원들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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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3부에서 계속

By | 2020-05-14T17:18:41+00:00 5월 14th, 2020|블로그|의료용 대마 법개정운동 소회 – 2에 댓글 닫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