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 전수호 어린이 가족의 사연

안녕하세요. 목사님,,

저는 대구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전OO이라고 합니다. 메일을 드린 이유는 제 조카(전수호)에 관한 말씀을 드리고자 이렇게 용기 내어 메일을 보냅니다. 부디 저의 글이 자료로 활용되어 수호처럼 희귀병을 앓고서도 치료법을 찾지 못해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의료용대마의 합법화가 실현되어 큰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저는 이제 막 4살 생일을 맞이한 아이의 고모 되는 사람입니다. 우리 조카는 뱃속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태어나고부터 계속되는 경기로 인해 따뜻한 엄마 품이 아닌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삶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난산이어서 너무 힘들어서 아이가 놀래서 그럴거라는,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믿고 불안함 속에서도 어렴풋한 희망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의 양상은 다양화되고 빈도는 더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는 동안 아이는 뇌발달이 점점 지체되어 눈맞춤과 팔을 흔들 수 있던 아이가 눈맞춤도 되지 않고 목도 못가누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양약과 한방 가리지 않고 유명하다는 전문의는 모두 만나보았지만 경기의 원인을 밝혀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케톤 요법도 실패로 돌아가면서 수호는 뇌의 80% 이상이 손실되어 뇌병변 장애1급이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원인을 밝혀내고자 했던 유전자 검사 결과에서 수호는

전 세계적으로 몇 명 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는 한명도 없다는 NC8A 유전자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수호는 현재도 계속해서 경기를 하고 발달은 3개월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양의 독한 약을 먹이고 경기를 잠시 잠재우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경기를 한번 할 때 마다 전기가 온몸에 통과하는 것과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경기를 할때마다 몸이 뻗뻗해지면서 몹시 놀란 얼굴로 가쁜 호흡을 몰아쉬는 것을 보고 있기가 너무나 힘이 듭니다. 그저 꼭 껴안고서 괜찮아질 거야 조금만 참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게 할수 있는 전부입니다.

 

수호의 엄마는 이런 고통을 지켜보기가 너무 힘이 들어서 우울증을 앓던 중 몇 달 전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어린 수호를 수호아빠가 돌보고 있지만 희귀난치병 아이를 돌본다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힘든 일입니다.

더군다나 수호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입으로 먹지 못하는 아이들은 의료적인 지식이 없이는 케어하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계속 누워서 지내기 때문에 수시로 가래를 뽑아 주어야 하고 배에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4시간에 한번씩 한시간 동안 배로 피딩을 해주어야 합니다.

저도 사실 수호가 태어나기 전에는 장애아를 보면 남의 얘기이고 조금 마음이 안좋은 정도로 여겼지만 막상 조카와 가족들이 이 고통 속에 놓이게 되니 장애아를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대단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해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마지막 희망은 의료용대마로 수호가 잠시나마라도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수호 엄마의 마지막 바램이기도 했습니다. 부디 도와주십시오.

By | 2023-08-03T09:35:57+00:00 1월 10th, 2018|아카이브|뇌전증 환자 전수호 어린이 가족의 사연에 댓글 닫힘